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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독후감 병자호란을 다룬 장편소설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고

Gloomy@ 2023. 2.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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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저자 김훈

출판 학고재 발행일 2007년 

대산문학상수상, 포스코 학부모 권장도서 100권선정

100쇄를 기념해  2017년에 화가 문봉선님의 그림이 들어간 남한산성 개정신판이 발행되기도 하였다. 

오징어게임의 감독을 맡았던 황동혁감독이 2017년에 김훈의 남한산성으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진선규, 조우진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과 조연을 맡아 영화 자체로서는 아주 좋은 평가와 평점을 받는 편이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김훈 출처 나무위키

소설가 김훈에 대하여

1948년생 휘문고, 고려대학교 중퇴 

언론인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김구를 보좌했던 아버지 김광주가 사망하고 군제대후 가장노릇을 해야했다.

1973년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기자로서 언론인활동을 이어나갔고 국민일보, 한겨례, 시사저널등에서 일을 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영문과로 전과하여 중퇴한 삶의 궤적만큼 글이나 책, 시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기자생활에서도 글을 쓰거나 옮기는 일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1986년 문학기행을 시작으로 1995년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발표했고 장편소설과 단편소설, 에세이등을 썼다

2001년 이순신장군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인 칼의 노래가 대성공을 거뒀고 2004년 현의 노래와 화장, 2005년 언니의 폐경, 2007년 남한산성, 2011년 흑산, 2022년 영웅이 아닌 인간 안중근을 다룬 하얼빈으로 전업작가로서 자리잡았으며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등을 수상해 매력있는 문장력을 인정받았다. 

 

남한산성을 읽고

남한산성 목차

눈보라/언 강/푸른 연기/뱃사공/대장장이/겨울비/봉우리/말먹이 풀/초가지붕/계집아이/똥/바늘/머리 하나/웃으면서 곡하기/돌멩이/사다리/ 밴댕이젓/소문/길/말먼지/망월봉/돼지기름/격서/온조의 나라/쇠고기/붉은 눈/설날/냉이/물비늘/이 잡기/답서/문장가/역적/빛가루/홍이포/반란/출성/두 신하/ 흙냄새/성 안의 봄/하는 말/ 남한산성지도/연대기/실록/낱말풀이

 

남한산성의 줄거리

1636년 겨울 조선과 청나라의 전쟁인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막대한 군사력 차이에 도망다니기 시작한 무기력한 조선의 임금 인조는 강화도로 도망치지 못하고 퇴로가 막혀 남한산성에 갇히게 되었다. 

인조, 영의정 김류, 예조판서 김상헌, 이조판서 최명길, 수어사 이시백과 일반백성 민초들의 생각과 삶이 드러난다. 

그 무능력한 임금 인조 앞에서 신하들은 주전파와 주화파로 갈려 김상헌과 최명길이 서로 싸우기 시작하고 그렇게 47일간 남한산성에 갇혀 버틴다.  인조의 가족들이 청군에서 사로잡히자 청나라에 대한 항복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척화파인 김상헌은 사직상소를 올리고 자결을 시도해 목을 매기까지 하지만 생존한다.

항복을 결정한 인조는 남한산성을 나와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항복하고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땅에 찧는 삼배구고두의 예를 올리게 된다. 

 

느낀 점.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1636년 겨울, 1637년의 겨울.
조선의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절망속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우리 역사에 실망을 많이 했고, 많이 하고 있다.
한민족, 한의 민족, 끈질긴 잡초 같으면서도 동시에 치욕스러운 역사.

내가 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가.

이미 지울수 없는 역사에, 앞으로 만들어가야할 역사에 빠져서는, 빠질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씻을수 없는 역사, 감당하기 힘든 역사.

치욕을 기억하라..

주전파의 말은 실천 불가능한 정의였으며, 주화파의 말은 실천 가능한 치욕이었다 - 김훈

 

정의일까, 치욕일까. 어느 역사에서 반복되는 역사의 현실.

제 3세기에 들어 회색의 제 3세계의, 많은 시각이 공존하지만 지금의 역사도 흑과 백일수 밖에 없다.

삶이냐, 죽음이냐.  항복이냐 결전이냐. 

3의 길과 회색의 선택은 존재할수가 없다. 

그 속에서 남한산성안은 고요히 또 정해져 있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김훈님의 필체를 좋아한다.

냉혹하면서 냉담하고 조용하며 차가운, 그러면서 체념적인 무거운 필체.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조선조. 임진왜란.

그 상처를 치유하기도 전에 또 다시 다가온 병자호란, 정묘호란. 끝나서도 벌어지는 당쟁.
조선조. 이조. 상처와 치유의 역사 속에서 그 곳에서 남한산성은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은 드라이브코스이자 산책로, 사적 57호로 기억되는 남한산성. 

370여년전 추운 겨울. 인조의 번민, 인조의 절망, 인조의 체념,  인조의 치욕, 조선의 치욕.

아직도 남한산성엔 우리 역사의 아픔이 살아 숨쉬고 있다.

남한산성에서 인상적이었던 송파나루의 사공. 
예조판서이자 조선의 전형적인 사대부 척화파인 김상헌이 파천하고 있는 인조의 길을 따라가다가 나라의 곤궁함에 번민하는 사공을 베고 나가는 대목에서는 울분과 동시에 답답함이 느껴졌다.

 

주화파 최명길, 척화파 김상헌. 영의정 김류. 수어사 이시백. 그 뻔한 벼슬아치들의 어리석음에는 답답하지 않았으나 그 사공은 답답하였다. 그러나 그 모습이 현재의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는 오히려 다른 고민이 생기기도 했다. 

 

역사의 길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선택되어진다.

사공도 김상헌을 따라가느냐. 안따라가느냐.

그 전에 청의 침입이 예상되는 그 송파나루에서 피난갈 것이냐.

김상헌이 주는 말을 받고 새로이 길을 개척하였어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사공의 죽음을 선택하였다. 아니, 이 소설은 사공의 죽음을 선택하였다.
사공의 딸, 나루의 삶을 선택해주었다. 나루의 아들들, 그 민초의 후예가 우리인 것이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에 이어지는 남한산성.

견디어라. 견디어야 한다. 그 신념속에서. 
버티어라. 버텨내야 한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울어라. 울어도 괜찮다. 이미 고통은 끝났으므로.
일어나라. 이제 일어나야 한다. 앞으로의 역사에.
노래 불러라. 춤을 추어라. 이 가슴의 한을 풀어내어라.


그러나 누구를 위하여.
그러나 무엇을 위하여.

장편역사소설 남한산성은 이런 사색들을 나에게 남겨주었다.

그리고 그 역사 속에 그 겨울 남한산성의 추위 속에 수많은 절망과 쓸모없는 논쟁과 신념속에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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