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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 - 8070원 (양장본)
역 - 고인경 솔출판사.
누차 얘기하지만 난 책을 읽을때 왠지 모르게 제목을 상당히 중시한다.
물론 그로 인해서 낭패본바가 많다.
진정한 책을 제목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내팽겨친적도,
별 시시한 책도 제목이 좋았다는 이유로 바로 몇장 읽어보지도 않은채 심지어
제목만 보고 구매한 적도 많으니까.
하지만 이 책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 각오를 하고 제목만 보고 책을 집었다.
그 순간 내 옆에 갑자기 천사가 다가온 듯한 기분이랄까.
제목에서 오는 책에 대한 호기심이 치솟아 빨리빨리 읽어야지 하며 책장을 넘겼다.
페루작가, 하이메 바일리.
당연히 생소할수 밖에 없는 작가였다...
일본소설과 중국소설.. 그것도 거의 역사파트와 세계문학전집만 읽던 나로서는, 또는 연애소설, 대중소설
..베스트셀러ㅠㅠ
페루라는 나라도 잘 모르는 처지에 작가까지 알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위로삼으며 작가부터 알아보았다.
페루에서는 상당히 작품으로나 행동으로나 유명한 작가라고 소개가 되어있었다.
성공한 작품도 많았고 영화화된 작품도 있고.
그러나 커밍아웃(-_-)을 하고 [그러나 이부분은 책을 읽으면서 약간 공감가는부분이었다]
토크쇼진행도 하고 정치에도 끼어들고 하는 이력들은 뒤로한채
제일 눈에 띄는 작가소개는 <오늘날 스페인어권 문학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중 하나>
라는 소개였다. 오호라. 역시 내가 또 책하나 제대로 건졌구나. 으흐흐흐흐
줄거리를 살펴보면
내가 바라는 삶-_-+ 을 살고있는 주인공이었다.
부자집아들에 책을 쓰고 신문이나 잡지에 기사를 기고하며 생활에 부족함이 없이 혼자 살고 있으며
상당히 게을러서 집에 거미와 쓰레기가 가득한 생활.
그러면서 책을 좋아하고 자신의 삶을 이해해주는 애인(안드레아)도 있고 그럼에도 또 숨겨둔 애인도 있고.
어딘가 부족해 보이면서 따뜻한 면모도 가지고 있고, 작가라는 직업에서 보이듯이 어느정도 교양과 매너도 있고
그러면서 유산때문에 부모님과 10년동안 인연을 끊다시피 한 남자.
그러나 메르세데스...라는 인디오여성을 안드레아와의 다툼으로 가정부로 고용하게 되고
그로 인해 깨끗해진 집과 따뜻한 심성과 어린아이같은 그녀의 영혼앞에서 영향을 받고 그녀의 어머니를
찾아주고자 여행을 떠나고, 여러번을 심사숙고하며 부모님과 화해 아닌 화해를 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그.
주인공인 훌리안 벨트란의 아버지도 역시 멋있다.
숨을 거두기전의 아들에게 하는 최후의 유언, "저 간호사 엉덩이 봤니?"
예전에 다투고 헤어질때 훌리안이 욕을 하며 이별을 통보하자 " 나도 너 같은 아들이 없었으면 좋았을껄"
이라는 대사를 내뱉는 아버지.
그러나 그간의 세월을 후회하며 사랑해요 아버지, 어머니를 당당하게 말하는 훌리안.
나는 언제 아버지 어머니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했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듯한 스토리인듯 하면서도 책 곳곳에 숨겨져있는 작가의 위트와 비판.
그리고 메르세데스라는 인물 하나로 이 소설은 그런 삼류소설로 전락하지 않고
그야말로 천사가 숨쉬고 있는 듯한 따뜻한 느낌의 책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것 같다.
어느날 갑자기 천사가 내 옆에 있다면..
하이메 바일리의 유모를 모델로 자전적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언제 천사가 찾아올까.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찾아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지. 그러나 그 존재가 누가 될것인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될것인가. 사랑하는 여자가 될 것인가.
사랑하는 아들, 딸이 될까, 손자가 될까. 누가 될까.
또 이 책의 매력은 나만 원하는 걸수도 있지만
머리 아프지 않게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단숨에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하다. 중간에 몇번 나오는 성적표현과 페루사회의 비판(악덕경관, 절도등)
그리고 빈곤함을 꼬집으면서도 소설은 전혀 어둡지 않다.
"꾸이를 잡아먹고 살지. 꾸이는 어디에나 있다오. 어디에서나 붙어먹기 때문이지."
유쾌한 소설.
나도 천사를 만나는 인연이 닿았으면 좋겠다.
아니, 이 책으로 인하여 그런 상상이나마 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할까?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찾아오면 난 놀라지 않고 맞이할수 있게 되었으니 엄청난 행운인걸까.
아, 나에게도 천사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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