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나에게는 55cm 사랑이 있다 - 윤선아

Gloomy@ 2008. 11. 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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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전자제품이나 책이나 거의 어떤걸 선택할때 나는 그 제목이나 명칭에 상당히
집착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제목에 낚이다싶이 선택한 책.
솔직히 제목보다는 엄지공주 윤선아 사랑이야기라는데 시선이 갔다.
엄지공주라 아주어릴적 유치원도 가기전에 들었던 후로 20년이 지나도록
생소한 단어로 자리잡힌 용어다.

책표지를 보고나서는 바로 깨달았다. 왠지 모를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 어색한 신랑분의
미소와 비교되는 자연스러운 웃음. 그리고 윤선아님의 양손에 들려있던 목발.

어떤 어려운 장애를 극복하고 할 이야기가 많았길래 책까지 냈을까 하는
갑자기 좀 삐뚤어진 생각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그의 키는 175센티미터, 나의 키는 겨우 120센티미터. 우리는 무려 55센티미터나 차이 난다. 남들이 보면 거인과 난장이라고 할 만큼 큰 차이다. 하지만 이제 그와 나는 같은 키다. 55센티미터 차이는 더 이상 없다.
나에게는 그가 준 55센티미터 길이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라디오vj를 하다 만난 인연. 요새 들어서는 뭐 있을법한 일이라 생각했다.
물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또한 여성으로서는 그 만남 자체가 어려웠을거라고 하는 표현도 민망하다.
생각해보면 몸이 불편한 장애인분들은 비장애인들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할수밖에 없다.
혼자서 할수있는일이 있는 반면 비장애인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힘든일이 많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청음회관이라던지 은평천사원이라던지 다니엘복지원, 낮은소리의집을 비롯하며 봉사활동을 조금이나마
다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기에 그 불편함은 몸소 겪어보지 않고서는 선뜻 누구나 마음깊이 그 아픔을 공유하기에는 힘들다. 힘들다기 보다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55cm의 사랑. 장애를 없애버리는 그 사랑이 있기에. 



한 달 동안 꼼짝없는 침대 신세가 되었다. 번데기에서 나와 나비가 되는 누에고치도 나보다는 낫지 않을까……. 적어도 누에고치는 단단한 번데기에서 화려한 나비가 되기 위해 실을 뽑아 몸을 감싸는 움직임이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작은 움직임도 불가능하고, 일어난다 해도 화려한 나비는커녕 여전히 못생기고 작은 번데기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혼자 일어나지 못하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대소변도 누워서 봐야하니, 세수를 한다거나 머리를 감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엄마는 항상 나의 손발이 되어주신다. 밥을 챙겨다 주시고 대소변을 받아주시고 얼굴도 물수건으로 닦아주신다. 그럴 때면 난 늘 어린 아기가 되어버린다. 마음도 몸을 따라 아기가 된 것처럼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려댄다. 엄마는 단 한번도 귀찮다는 내색 없이, 나를 세 살 박이 아기 대하듯 보듬어주신다.

-효도해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하지만 언제나 불안할수 밖에 없는 장애의 벽. 누군가는 손가락질할 것이며 누군가는 다른 시선으로 볼것이며
상처는 하나 둘 씩 쌓여만 갈 것이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본인에게 주어졌던 사랑이 약해지지는 않을까
없어지지는 않을까. 윤선아님이 장애인들의 어려움에 힘이 되줄수있는 사랑이 되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었다.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여자.
 도전하며 또 도전하는 앞날에 따뜻한 빛이 함께 하기를.


책소개

'KBS 희망원정대, 히말라야에 가다'의 산상 결혼식 주인공, 엄지공주 윤선아의 사랑 이야기.

사람들은 그녀를‘엄지공주’라고 부른다. 태어날 때부터 계란껍질처럼 뼈가 쉽게 부서지는‘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아 키가 120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다 야무지고 예쁘장해서 붙은 별명이다. 어렸을 때 그녀는 전화벨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넘어지고, 재채기를 하다가도 뼈가 으스러졌다. 철이 들면서 그녀는 ‘고통’이라는 단어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유난히 외로움도 많아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으나 희귀병을 앓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연애나 결혼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이런 그녀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한 남자는 그녀의 뼈아픈 장애도, 세상 사람들의 일그러진 시선도 결코 두렵지 않게 만들었다.

08.11.13일 인터넷도서가 7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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