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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 - 6,300원 (양장본) 5,760원 (일반)
출판- 소담출판사
또 우연히 에쿠니 가오니의 [냉정과 열정사이] 를 리뷰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니 정말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소담출판사가 [냉정과 열정사이] 이후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츠지 히토나리와 함께 공지영이라는 한국여류작가와 펴냈다는 사실은 책을 집기전까지 꿈에도 몰랐다.
다만 책표지와 저자소개 책소개를 통하여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아마도 [냉정과 열정사이]의 아류가 되지 않을까
책내용도 비슷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를 했지만 [봉순이 언니]와 [즐거운 나의집] 등 내가 읽어본
공지영의 필력을 믿으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좋은 취지로 쓰인 책인만큼 그 취지를 살리고자 하는 소설속의 의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너무 거기에 얽매였을까.
아니면 공지영님의 후기에서 나타나듯 해피엔드로 끝내기위한 어거지였을까.
소설속의 내용은 당췌 왜 끌어나가려고 하는지 당연히 사랑을 다룬 연애소설이니만큼 공감대가 생성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소설중간중간 스토리를 끌어나가는데에 있어서는 약간 부자연스러우면서 매끄럽지 못한 느낌을 강하
게 받았다.
홍, 아오키 준고, 김민준. 어떻게 보면 일반 한국드라마에서 보이는 삼각관계로 시작하는 이 소설에서는
공지영의 아름다운 문체와 연애소설을 처음 출판하는거 맞을까 하는 정도의 서정적인 느낌으로 중반까지는
그래. 연애소설은 어떻게 되던간에 공감대를 형성하여 마음설레이는 그 느낌을 갖게 해주는게 중요한거 아니겠어
하며 홀로 위로했으나 ( 왜 위로했는지는...) 아무래도 어떻게 보면 흔하디 흔한 소재인 연애소설인만큼 다른 연애
소설들과 비교하는건 독자의 오만일까.
물론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표현은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외국소설은 번역에서 오는 문체에 어색함과 원문보다
감정이 떨어진다고 볼 때 한글 원문 그대로인 순수한 문체라서 더 다가온다는 느낌일까.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어야 하는 것.
어떤 연인들인들 그 사실을 모르랴...어느 연인인들 구구절절한 사연이 없을까.
그점에서 아오키와의 재회에서 " 너희 일본사람들은 다 그러니?" 에서의 어이없음과
한국과 일본의 역사운운하는 대목과 아버지와 이루지 못한 일본여자와의 사랑이야기에서
주려는 메시지는 인식된다. 일본인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아직 다가오기 힘들다는 그 이야기를 힘들게 해야 했을
까. 거부감을 줬어야했을까 에서는 아쉽다.
작가가 그런 사실을 모를리 만무하다. 한번 두번 몇십번 몇백번 다시 읽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지 않았을까.
왜냐면 소설의 포트폴리오는 어느정도 뼈대가 잡혀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달리 건조하고 힘이 빠져있는 듯한, 리메이크는 하면서도 원작에 부담을 느낀 작품이랄까.
영화도 스포일러로 알면 재미없듯이 기획안과 서로 메일을 보내면서 스토리를 맞추어 왔다지만 기획되어있는
작품에 맞추는 작가의 심정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아쉬웠다.
그와 동시에 첫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져서 사랑하다가 아, 아니었나보다 하고 대화시도도 안한채 한국으로 귀국하
는데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흔히 있을법한 이야기여서 결말까지 좀 예상되었다.
아니면 좀 평범한 작품을 공지영이라는 이름에 너무 기대를 한것인가. 작가가 좀 등에 짐을 내려놓고 쉬어간다는데
출판사가 요구해서 좀 쉬어가는 작품인가.
왜 15년동안 한 여자만 바라본 민준은 왜..
홍은 대체 왜 그렇게 뛰어다니는 걸까. 어머니는 그럼 왜 아오키를 반대했던거지. 그저 질투인가.
애초에 그렇게 사랑했는데 단지 남자친구가 본인부양하려는 아르바이트때문에 바쁘고 지쳐서 헤어졌던건가.
칸나라는 여자랑 뭐 바람을 폈나..
사랑후에 오는것은 대체 무엇일까.
쓰디쓴 실연의 아픔?
사랑이라는 이름의 덧없음?
사랑과 또 다른 하나의 사랑?
그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 아니면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그 사람을 영원히 잊겠다고 하는 헛된 다짐들?
나는 그저 책장을 덮을 때의 느낌은
홍이가 책에서 말하듯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어요?" 라는 말에서 왜 우리 한국출판사와 한국작가들은
기존의 틀에서 못벗어나는 것일까. 좀 변해야되는 사랑이 아닌가.
사랑받으려면, 사랑하려면 변해야되는 사랑도 필요하다는 씁쓸한 독백과 이런 사랑은 하고싶지 않다는
느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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