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루미입니다
아파트 제 방에 침대 머리맡에는 제주도 추사관에서 사온 추사 완당 김정희의 세한도가 걸려있습니다
벌써 10년전에 사와서 세한도 아래서 10년째 잠을 자고 있네요
뭐 당연히 진품이나 가품도 아니고 만원인가 이만원에 사왔던 세한도 복제본 족자입니다
중국 배낭여행가서도 대나무 족자나 그런걸 사오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제가 평생 사온 물건중에서 제일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되는 물품입니다..
또 제주도를 가시면 무조건 제일 추천드리는 가볼만한 곳이 제주추사관입니다
엄청나게 다양하게 볼거리가 많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 계속 기억나는 제주도의 한 추억의 단락은 추사관입니다
세한도의 그림을 따서 만들었다는 제주 추사관은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유배지를 추사유물전시관을 건립하였고 사적487호로 선정되면서 건축가 승효상의 설계로 새로 건물을 지어 현재 제주추사관에 이르고 있습니다
제추추사관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추사로44,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1661-1입니다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관람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이고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제주추사관이 있는 유배지에서 추사 김정희선생은 추사체를 창출하고 현재 국보180호로 지정된 진정한 사의를 가진 엄청난 보물이자 역작인 세한도를 그려냈습니다
가로형족자가 아니라 세로형족자라서 더 마음에 들었던 세한도 복제본..
그 세한도에 담겨있는 사의와 함의가 너무 마음에 들고 존경스러워 그 뜻을 기리고자 머리맡에 걸어두었는데..
세한도에 담겨있는 진정한 정신에 입각해서 살아보자라고 생각을 하지만 현실에 쉽게 적용은 안됩니다만..뜻을 계속 새기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한번씩 읽어보기도 한답니다
복제본이고 아무 관리도 안해줘서 좀 변색도 되고 노후화도 되는 복제본이지만 언젠가 제주도 갈일이 있으면 다시 사오죠 뭐..제주 추사관에서 파는 문화상품은 택배로도 배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추사 김정희선생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면 1786년 정조때 태어나 1856년에 사망한 조선후기의 실학자이자 고증학자, 서예가, 역사학자, 금석학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본관은 경주이며 자는 원춘이나 추사를 쓰고 호는 엄청나게 많은데 완당, 예당, 시암, 과파, 노과, 농장인, 보담재, 담연재, 천축고선생등 살아가며 그 때에 맞는 호를 썼다고 합니다
20대초중반 생원시에 장원급제한 김정희는 아버지가 청나라 사신으로 떠날때 자제군관으로 동행해 청나라에 머물면서 삶의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청나라 최고의 학자 옹방강 완원등에게 고증학을 배우고 실사구시론과 고증학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여러 벼슬길에서 후학들을 키워내기도 합니다 다만 윤상도의 옥을 겪으며 목숨을 잃을뻔하다가 제주도로 8년간 유배되었고 그 유배기간에 추사체와 세한도를 남겼습니다 여타부타 12년의 유배기간을 보내고나서 과천 과지초당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봉은사를 오가며 지내다 사망했습니다
10여년전에 업어온 주제추사관 소장품 도록 해국에 먹물은 깊고라는 소장안내본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제주추사관에서는 이렇게 세한도손수건과 세한도 복제본, 세한도 그림책, 세한도족자, 세한도액자, 세한도 마우스패드, 수선화부 다포, 일로향실 다포, 세한도 다포와 세한도 책갈피, 다도 도구, 특별전 도록, 세한도 손거울, 스마트폰홀더, 세한도 스노우볼, 향낭, 추사관 세한도 합죽선 부채등도 판매하니 기념품으로 챙겨오기 너무 좋습니다
왠만한 유적지나 여행지 박물관에서 기념품사기 항상 아쉽거나 별로인적이 많은데 추사관은 다 사오고싶을 정도..
뭐 그렇다고 추사관이 전부 추사 김정희선생의 소장품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김정희선생과 관련된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소장품도 다양하게 있다고 합니다
강위와 함께 했던 연회를 회고하는 과거를 회상하는 김정희의 편지..보물 572-2호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세한도...
세한도는 23x69.2cm의 크기로 알려져있습니다
세한도는 1844년 조선 현종 10년 제주도 유배시절 어떻게 보면 끈이 떨어진 유배처지의 김정희에게 한결같은 존경심을 나타내며 귀중한 책을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 대한 의리와 절개, 고마움을 담아 그려 이상적에게 준 그림입니다
이상적은 부자연스러울수밖에 없는 김정희의 유배생활에서 허락된것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뿐이라 생각해 마음을 써 제주도에 있는 스승에게 책을 보내준 것인데요 추사 김정희는 그런 제자의 마음씀씀이에 감동해 답례로 제자의 인품을 잘 변하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여 한채의 집과 소나무와 잣나무를 삽입해 세한도를 그려준 것입니다
그림만으로는 엄청난 기교와 우수함을 보여준 것은 아니나 인위적인 기술과 기교주의를 버리고 절제와 생략을 통해 조선시대 제대로 된 유교적 선비들의 지조 높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제대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림에는 세한도라는 제목을 예서체로 썼으며 우선시상 완당이라 적고 도장을 찍었으며 장무상망(長毋相忘) 오래도록 서로 잊지말자라는 인장도 새겨 넣었다고 합니다 세한도歲寒圖라는 제목은 논어 자한편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세한연후지 송백지후조라는 의미로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되어서야 소나무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비로서 알수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고난을 겪을때라야 인간성과 지조 인격등이 드러날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고 하네요
인생이 좋을때도 있고 나쁠때도 있는데 어려울때 한결같은 인격과 인품 지조를 지켜야한다는 이 세한도의 사의와 함의는 여러 문인들에게 감동을 주어 역대 최고의 문인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의는 그림은 그림 자체보다 그 의미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김정희가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와 과정, 그 감정을 잘 표현했다는데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세한도 발문입니다 제자 이상적은 김정희에게 세한도를 선물받자 감격하여 바로 김정희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며 삼가 세한도 한폭을 받아 읽으니 눈물이 흐르는 것도 미처 알지 못하였다며 너무나 분수에 넘치는 칭찬이어서 감격이 절절하였다고 하였으며 이상적은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연행길에 청나라에 세한도를 가져가 연경의 중국 문인 학자들 16명에게 보여주었고 세한도를 본 장악진과 조진조, 조무견을 비롯한 청나라 문인들은 세한도를 극찬하며 제찬을 써주었고 이상적은 이런 중국의 여러 제영과 제찬을 받아 추사에게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훈훈한 내용까지 더욱 세한도의 가치를 올려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정한 의리와 절개, 사제관계간의 끈끈한 정이 그야말로 넘쳐흐르다 못해 세상에 가득 차는거 같습니다
세한도 발문 전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내용이 길지만 한번 다 옮겨 적어보면은..
'그대가 지난 해에 계복의 만학집과 운경의 대운산방문고 두 책을 부쳐주고, 올해 또 하장령이 편찬한 황조경세문편 120권을 보내주니, 이는 모두 세상에 흔한 일이 아니다. 천만리 먼 곳에서 사 온 것이고, 여러 해에 걸쳐서 얻은 것이니 일시에 가능했던 일도 아니었다.
지금 세상은 온통 권세와 이득을 좇는 풍조가 휩쓸고 있다. 그런 풍조 속에서 서책 구하는 일에 마음을 쓰고 힘들기를 그같이 하고서도, 그대의 이끗을 보살펴줄 사람에게 주지 않고 멀리 초췌하게 시들어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을 마치 세상에서 잇속을 좇듯이 하였구나!
태사공 사마천이 말하기를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자들은 그것이 다하면 교제 또한 성글어진다고 하였다. 그대 또한 세상에 도도한 흐름 속에 사는 한 사람으로 잇속을 좇는 세상 풍조의 바깥으로 초연히 몸을 빼내었구나. 잇속으로 나를 대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태사공의 말씀이 잘못되었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더디 시들음을 알수 있다고 하셨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본래 사계절 없이 잎이 지지 않는다.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도 같은 소나무 잣나무요, 추위가 닥친 후에도 여전히 같은 소나무 잣나무이다. 그런데도 성인군자께서는 굳이 추위가 닥친 다음의 그것을 가리켜 말씀하셨다. 이제 그대가 나를 대하는 처신을 돌이켜보면 그전이라고 더 잘한 것도 없지만 그 후라고 전만큼 못한 일도 없었다. 그러나 예전의 그대에 대해서는 따로 일컬을 것이 없지만 그 후에 그대가 보여준 태도는 역시 성인에게서도 일컬음을 받을 만한 것이 아닌가? 성인이 특히 추운 계절의 소나무 잣나무를 말씀하신 것은 다만 더디 시드는 나무의 굳센 정절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역시 추운 계절이라는 그 시절에 대하여 따로 마음에 느끼신 점이 있었던 것이다.
아아! 전한시대와 같이 풍속이 아름다웠던 시절에도 급암과 정당시처럼 어질었던 사람조차 그들의 형편에 따라 빈객이 모였다가는 흩어지곤 하였다. 하물며 하규헌의 적공이 대문에 써붙였다는 글씨 같은 것은 세상인심의 박절함이 극에 다다른 것이리라. 슬프다! 완당 노인이 쓰다
제가 스승에게 이런 편지를 받았다면 역시 눈물이 흘렀을거 같습니다 제가 스승에게 이렇게 할수 있었을까는 역시 아니구요 다만 이런 고고하면서도 인정 넘치는 과거사례를 보면서 두루 인연을 맺고 닿은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잘살거나 못살거나 인간관계에 대한 소중함과 그 뜻을 기려 살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정희의 대정포구에서 집안에 보내는 편지 본가즉전입니다 제주 유배생활중 집안과 부인을 걱정하며 편지를 보냈지만 편지를 썼을때는 부인이 이미 죽었고 늦게 부인의 사망소식을 들은 김정희는 애절한 시를 남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10여년을 세한도의 담긴 뜻대로 살아보고자 했는데 제 인간관계는 10년간 세한도를 걸고 잔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덕한 탓이겠죠 무뚝뚝하고 좀 고집있고 이기적인 성격이 있어서 누구에게 먼저 연락하는 편도 아니고..살가운 편도 아니고..제 몸 하나 건사못하는 처지로 남에게 신경쓸 여유조차 없어 인간관계가 엄청 원만하고 다양하지 않은 현실이죠
그래도 오늘도 자기전에 세한도를 보며 그 날이 오길 고대하며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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