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루미입니다
오늘은 일본소설 서평독후감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리뷰입니다
일본문화와 문학, 영화, 음식등을 대체로 좋아하고 그 안에서도 좋아하는게 많습니다만은..에쿠니 가오리도 정말 좋아하는 소설가로 많이 서평독후감을 써왔죠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기가 힘들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인 반짝반짝 빛나는이었습니다
여성스럽고 세련되었고 묵묵하면서도 청아한 문체...아 앗! 하는 느낌을 주는 일본의 3대여류작가인 에쿠니 가오리..
1991년에 발표된 반짝반짝 빛나는..일본어로는 키라키라 히카루..
우리나라에는 2001년에 소담출판사에서 초판1쇄가 발행되었고 역시 김난주씨가 번역을 맡았습니다
2013년에는 제2회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정말 읽기 난해했던 작품이었는데 다행히 에쿠니 가오리가 작가의 말을 남겨 그나마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수 있었던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제목은 이리사와 야스오의 시에서 차용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리사와 야스오의 반짝반짝 빛나는 시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지갑을 꺼내서 반
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샀다 반짝
반짝 빛나는 여자또한 샀다 반짝반
짝 빛나는 물고기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에 넣었다 반짝반짝 빛
나는 여자가 손에 든 반짝반짝 빛나
는 냄비 속 물고기 반짝반짝 빛나는
거스름돈 동전 반짝반짝 빛나는 여
자와 둘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
기를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동전
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길을
돌아간다 별이 반짝반짝이는 밤하늘
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흘리
며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
이상 시인이 생각나는 시로 일본어로 봤을때는 세로로 읽으면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돈을 냈다라는 세로드립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가의 말을 요약하자면 아주 기본적인 연애소설을 쓰고자 생각했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 그 사람을 느낀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천애고독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 생각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이지만 그런데도 그런 것을 하고마는 많은 무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홀리 가든, 반짝반짝 빛나는, 호텔 선인장, 낙하하는 저녁, 도쿄 타워,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웨하스의자, 마미야형제, 좌안, 집떠난뒤 맑음등 다양한 작품으로 감성적인 문체로 인기있는 일본소설가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목차입니다
- 작가의 말(에쿠니 가오리)
1. 물을 안다
2. 파란 귀신
3. 기린 자리
4. 방문자들, 잠자는 자와 지켜보는 자
5. 알사탕
6. 낮달
7. 물의 우리
8. 은사자들
9. 7월, 우주적인 것
10. 친족 회의
11. 별을 뿌리는 사람
12. 물이 흘러가는 곳
- 옮긴이의 말 (김난주)
- 해설 (이마에 요시토모)
목차와 순서가 더 의미가 있는게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소설에서 남녀주인공이자 부부인 무츠키와 쇼코가 1장마다 화자로 나서기 때문인데 홀수장은 쇼코가 나머지는 무츠키가 화자를 맡아 부부가 서로 사건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써진 소설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줄거리는 1991년에 발표됐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소재와 전개로 이어지는 담담하다면 담담한, 어지럽다면 어지러운..에쿠니 가오리 작가 본인의 말에 따르면 연애소설입니다..
전 소수자...성소수자 이런 단어들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어떻게보면 일반적이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소수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소설 가운데 쇼코가 담담히 이야기하는 부분이 은사자라는 부분입니다..굳이 해설하자면 정말 어쩌다 태어나는 희귀종으로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고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는 은사자를 자기 남편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부분인데요...
전 서평독후감이나 리뷰를 하면서 되도록 줄거리나 내용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설명하는것을 좋아하지는 않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그런 것도 있고 어느정도 간략히 이야기하면 또 읽은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읽히고 해석할 수가 있으니까요
이 반짝반짝 빛나는 줄거리와 주인공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소설에 대해 아예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하자면 주인공인 무츠키와 쇼코는 선을 봐서 결혼하게 된 신혼부부로 남편인 무츠키는 섬세하고 배려심있고 직업도 의사에다가 청소를 좋아하는 깔끔한 성격의 남자입니다만은...남자애인을 두고 있는 동성애자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여주인공이자 아내인 쇼코는 알콜중독자에다가 우울증과 조울증이 있고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서불안이 있는 환자에 가깝기도 합니다...
그럼 선을 보고 결혼을 안해야되지 않냐라는 생각이 들지만...또 각기 사정들이 있습니다
또 쇼코는 무츠키가 동성애자에 현재도 남자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결혼하며 결혼이후에도 무츠키의 남자애인인 곤을 자기 집으로 들이며 자주 초대까지 하기도 하고..곤이 선물해준 나무와 여러가지들을 받아들이기까지 합니다..
쇼코는 자기도 약점이 있는 여자로 남편의 약점을 받아들이려하고 부모에게도 하나씩 약점이 있지 않느냐 태연히 이야기하지만 당연히 양쪽 부모 모두 상대 자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난리가 납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는 더욱 충격적으로 본인아파트 아래층에 무츠키의 애인인 곤을 이사시키기까지합니다..
당연히 결혼한 남편이 동성애자에 애인이 있고 버젓히 만나고 다니고 그것도 모자라 집안까지 들이고 집들이행사까지 초대하는 일상(본인은 거절했다하더라도)...결혼한 아내는 매일 술을 마시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하루종일 울고...2시간이상 목욕하고..어느 그림을 의인화하며 보라아저씨라 부르며 노래를 불러주는 행태를 보이는데다가 남편애인에 대해 늘 묻고 궁금해하며 이야기해달라하면 또 남편은 애인인 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런.......일상들...그리고 당연히 벌어질수 밖에 없는 갈등과 사건들..
저는 반짝반짝 빛나는 책을 읽다가 그만 정신이 나갈뻔했습니다....
정신나갈거같아.......
어떻게든 갈등을 수습하고 본인들이 살아왔던 방식,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아가려는 무츠키와 쇼코와 곤과 주위 사람들..
또 분명 다 정상?적이라 볼 수는 없지만 어차피 바꿀수 없는 현실에 적응하며 개성대로 살아가려는 그들...
열린 결말로 여러가지 갈등과 사건 속에서 이혼하거나 헤어지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려고 남편의 애인을 자기 아파트 아래로 이사시키며 소설은 끝이 나지만...이게 사랑인가...? 이게 사랑일까?
정말 제가 보수적인 꼰대였음을 철저히 소설을 끝까지 읽으며 뼈속깊이 체감하는 독서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누군가의 삶이 있고... 자기의 길이 있고... 또 살아가야하는 건데..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정말 다른 건 그렇다치고 이 동성애자, 성소수자부분에 있어서는 죽을때까지 이해를 못할 거 같습니다..
뭐 본인들이 좋다면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거까지야 본인들 자유라고는 생각하지만 제도권으로 나와서 인정받고 똑같은 일반인이 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수 없는 사람인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동성애자나 성소수자는 사회에 도움이 하나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뭐 꼭 인간이 사회에 도움을 무조건 줘야하느냐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또 그렇게 살아간다고 남에게 해를 주는건 아니지 않느냐라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하지만..결과적으로는 그런것들이 통용되고 인정받고 일상화되는 것이 결국 인류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제가 너무 사회와 현실에 뒤처지는 꼰대인간이 되는 걸까요?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도 화두이자 정치권에서도 차별금지법으로 이름을 돌려 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현실문제이기도 합니다..뭐가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냥 소설적으로만 생각하자면...그럼 동성애자와 알콜중독자와 사회에 적응못하는 부적응자와 정신질환자들은 사회에서 다 격리되어 죽은채, 사람답지 않은채 살아가야하는건가? 아무튼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가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 소유하려하지 않는 뭔가를 뛰어넘는 초월적사랑이야기가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가 되었던거 같습니다
뭐 서로 전부를 이해하고 살아가는게.. 사랑한다는게 서로를 믿는다는게 무모한 일이며 만용이지만 그럼에도 무모한 일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읽혔으면 한다는 에쿠니 가오리의 말이 포스팅하는 이 순간에서야 어렴풋이 조금 이해는 갑니다..
아니면 다 그냥 홀로 고독하게 누구도 이해하지않고 누구도 이해하려하지 않으며 단절하고 살아야겠지요
그냥 이런 삶의 방식도 있다, 이런 사랑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나름 긍정적으로 또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간 에쿠니 가오리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 읽고나니 제가 왜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 모든 닉네임과 활동이 글루미라서 일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인상깊은 대목과 구절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데, 라고 무츠키가 물었다. "인생에 대해서." -p11
정신병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다소 정서가 불안정한 정도니까요. 알콜도 그 탓이겠죠. 결혼이라도 하면 나아질겁니다. -결혼이라도 하면, 이란 따위의 무책임한 조언덕분에 나는 일곱번이나 선을 봐야 했다.-p15
무츠키는 여자를 안고 싶어하지 않는다. 키스도 해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알콜중독에 걸린 아내와 호모 남편, 참내, 그야말로 끼리끼리다.-p16
하지만, 아까부터 내내 그러고 있잖아. 정상이 아니야."
하지만, 아까부터 내내 그러고 있잖아. 정상이 아니야-.나는 마음속으로 따라한다.-p41
그리고서 무츠키는 베란다에서 별을 보면서, 호모 얘기를 해주었다. 호모를 분류하는 방법이며 정신적 배경 같은 것에 대해서. " 호모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잠재적 호모도 늘어나는 추세라서 책을 분류하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지만."-p53
나는 도너츠를 입에다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 엷은 커피는 뜨겁고, 건포도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기름과 설탕맛이 나, 나는 또 울고 싶어졌다. -p90
쇼코는 정말이지 난감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다들 어떻게 된거 같아, 라고 말했다. "왜 지금 이대로 지내면 안되는거야. 그냥 이대로 지내도 이렇게 자연스러운데." -p105
"게다가 아내와 애인이 한꺼번에 찾아가다니, 얼마나 좋습니까." - p141
"시간은 흐르고, 사람도 흘러가. 변하지 않을 수가 없는거야." 나는 사정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랬잖아. 우리 둘 다 그러고 싶어하는데, 왜 그럴 수 없다는 거지?" -p152
정말 어이가 없군, 이라고 장인이 말한다. "호모입니다, 호모. 근본적으로 결혼할 자격이 없는 인종 아닙니까. 더구나, 정서 불안정이란 일시적인 겁니다. 구미에서는 너나 할것 없이 다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시대입니다." -p164
엷은 색 액체를 마시자, 라디오에서 정겨운 곡이 흘러나왔다. 빌리 조엘이다. 나는 왠지 울고 싶어지는 기분이었다. 불안정하고, 좌충우돌이고, 언제 다시 와장창 무너질지 모르는 생활, 서로의 애정만으로 성립되어 있는 생활.
그건 그렇고 이게 무슨 곡이었더라. 아주 초기 앨범의 첫 곡, 멜로디만 들어도 눈물이 주르륵 흐를 듯한 곡.
"<she's got a way>지 이 곡." 나의 기분을 꿰뚫어보듯 곤이 말했다.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샴페인을 한잔 더 따라 마신다. -p203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키라키라 히카루는 1992년에 심야식당으로 유명한 마츠오카 조지감독에 의해 일본에서영화화되었고 남자주인공 무츠키역을 맡은 토요가와 에츠시는 이 반짝반짝 빛나는 영화로 요코야마 영화제 최우수신인상, 오사카영화제 남우조연상, 일본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 우수남우주연상등을 수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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