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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어둠의 저편 - 무라카미 하루키

by Gloomy@ 200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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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 - 7,120원 ( 양장본)


이번엔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먼 북소리],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의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거의 일본문학에서 대명사로 쓰일정도로 브랜드가치가 있는 문학인이다.

이 책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만 보고 책을 들었을 정도로 나에게는 하루키는 정말 의미있는 작가이다.

[상실의시대]를 나는 꽤 책을 많이 읽고 두루두루 섭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꽤 늦게 접했다.

정확히 스무살? 정도쯤에..  어느책이었던가 문득 이런 대목이 생각난다.

어떤 풍경이든. 봄여름가을겨울에 보는 풍경이 다르듯이 책도 10대20대30대 또는 읽는장소와 상황에 따라

읽혀지는 책의 내용이 다르다고. 내 생각으로는 하루키의 소설들은 20대초반에 처음 접하는게 좋을듯하다.

물론 그 전이나 그 후던가 상관은 없겠지만 전달되는 메세지가 틀려진다는 그 대목이 난 참 인상적이었다.

그런 기대로 연 [어둠의 저편].

하루키의 소설에는 일단 몇가지 특징들이 있다.

첫번째로, 소설에 음악이 등장한다. 그것도 엄청난 명반이거나 찾아서 들으면 책과 동화되어 시너지를 내는 곡들

또는 하루키 본인의 취미가 음악이기 때문에 (하루키는 와세다 연극부에다가 직접 재즈다방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에 음악을 삽입함으로서 소설의 전개와 소설에 흥미유지를 지속시킨다. 물론 음악찾다가
잠시 책을 놓는 현상도 발생하긴 한다. 어쩌면 하루키의 신작이 발표되었다. 어떤 음악이 들어가 있을까 하는 궁금

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쨌든 소설에는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효과로 소설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이번 어둠의

저편 엔딩에서는 소설에 등장한 모든 음악을 담아낸 특별페이지가 있다.

두번째로, 주요등장인물이 젊은 20대남녀들이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젊은 남녀들은 세상의 풍파를 겪기도 하고

사랑을 해보기도 하고, 어떤 사건을 겪기도 하고 하는 시련속에서 그것을 극복하거나 극복하려고 함으로써 메세지

를 전달하려 하는것 같다. 물론 상실의시대나 해변의 카프카, 어둠의 저편에서도 길잡이는 등장한다. 

레이코, 오시마, 나카타, 카오루 등 각각의 연륜있고 도우미 같은 역할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 남녀들에게 굳이 정답은 아니지만 인생역정과 본인의 길,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길을 어느정도 제시해준다.

세번째로,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하루키의 소설은 그로인해 지적도 받는 부분이지만 매우 솔직하다. 매춘이나

섹스, 러브호텔, 그외 각종 성적표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하루키의 소설

에서는 그 표현으로 인한 거부감이 적은편이다. 아니 그런 표현과 전개가 없었다면 하루키의 소설이 지금의 명성을

얻을수 있었을까 하는 정도로.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의 사랑과 성을 어느정도 꼬집는다고 할수 있을까.

아무튼 하루키는 피하지 않는다.

그외에도 많은 특징들이 있지만 다 열거하다가는 리뷰페이지가 넘칠거 같아 다음 하루키의 리뷰때 담아보기로

해야겠다.

아무튼 어둠의 저편은 어이없게도 7시간여의 시간에서 벌어진 일을 담은 소설이다.

7시간안에 주인공 마리는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답게 심야레스토랑에서 당당히 홀로 책을 읽는 당찬 여대생이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간역할이다. 하루키의 소설에서는 이야기를 푸는데 있어서 이야기를 풀기위하여

등장인물이 등장하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토리에 집중하는 편이다. 아마 진정한 이야기꾼이 아닐까.

그러면서 언니의 남자친구를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를 듣고 하며, 알파빌이라는 센스있는 러브호텔의 사건에 도

움을 주며 각층의 어떻게 말하자면 어둠의, 인물들과 접촉하며 안계를 넓힌다. 그러면서 언니 에리와의 관계재정립

과 언니와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현대사회에서 어둠이 지나고 과연 새벽이 올 것인가 하는. 어둠속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역경과 시련을, 사건과 인간관계를 제시한다. 이런 줄거리보다는 하루키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이구나. 같이 있으면 절대 심심할 일이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풍부하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

그가 말한다. "하와이의 어느 섬에, 삼 형제가 표류한 얘기를 읽은 적이 있어. 옛날 신화지. 어렸을 때 읽은 거라서, 정확한 줄거리는 잊었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야. 젊은 삼 형제가 고기잡이를 나갔는데, 태풍을 만나 오랫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어느 무인도의 해안에 닿게 됐어. 야자나무 같은 게 우거져 있고, 갖가지 과일도 많이 열려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어. 그 섬의 한가운데는 아주 높은 산이 솟아 있었지. 그날 밤, 세 사람 꿈에 신이 나타나서,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해안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세 개의 커다란 둥근 바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각자 원하는 곳까지 그 바위를 굴려가도록 하고, 멈춰 선 바로 그곳이 각자 살 곳이 될 것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계를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다. 어디까지 가는가 하는 건 너희들의 자유에 맡긴다'라고 했다는 거야."
남자는 물을 마시고 잠시 숨을 돌린다. 마리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귀로는 그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 알겠어?"
마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이 얘기 더 듣고 싶어? 관심 없으면 그만둘게."
"길지만 않다면 더 듣고 싶어."
"별로 길지 않아. 생각보다 간단한 얘기야."
그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삼 형제가 해안으로 가봤더니, 정말 커다란 바위 세개가 있었어. 그들은 신이 말한 대로,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굴리며 앞으로 나아갔지. 아주 크고 무거운 바위라서 굴리는 게 쉽지 않았고,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밀고 올라가야 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막내가 제일 먼저 더 이상 못가겠다고, 두 손을 들고 말았어. '형님들, 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어. 여기쯤이면 바다도 가깝고, 고기도 잡을 수 있으니까,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난 세상을 그리 멀리까지 보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어.' 막내는 뒤에 남고, 두 형들은 바위를 더 위로 밀면서 올라갔지. 산 중턱까지 갔을 때, 둘째도 그만 주저앉고 말았어. '형 나는 이쯤에서 그만둘래. 여기 같으면 과일도 풍성하게 열리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멀리까지 세상을 바라볼 수 없어도 난 괜찮아.' 그래도 맏형은 그 무거운 바위를 계속 밀어 올리며 언덕길 오르기를 멈추지 않았어. 길은 점점 험난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지. 본래 참을성이 많은 성격인데다, 세계를 조금이라도 멀리까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는 있는 힘을 다해서, 바위를 계속 밀고 올라갔어. 몇 달 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안간힘을 쓴 끝에, 마침내 그 바위를 높은 산꼭대기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었어. 그는 거기서 멈추어 서서, 세계를 내려다보았어. 이제 그는 누구보다도 멀리까지 세계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었고, 그곳이 그가 살아갈 장소가 된 거야. 하지만 그곳은 풀도 나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어. 수분이라고는 얼음과 서리를 핥을 수밖에 없었고, 먹을 것이라고는 이끼를 씹을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어. 세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하외이의 섬 꼭대기에는, 지금도 커다란 둥근 바위가 하나 외따로 남아 있다는, 대충 그런 얘기야."


그래. 대충 그런 이야기인데 그 후의 마리는 말한다. 그 이야기에 교훈같은건 있는거야?

하루키는 그 교훈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인상을 준다.

그렇구나. 그렇게 멋진 언니가 있다는 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겠네. 그건 그렇고, 마리 같은 젊은 여자가, 왜 한밤중에 이런 데를 서성거리고 있었던 거야?"
"나 같은 젊은 여자?"
"뭐라고 해야 좋을까, 척 보기에도 착실해 보이는 젊은 여자라는 거지."
"집에 들어가기 싫었어요."
"가족 누구하고 싸웠어?"
마리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저 혼자서 어딘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있고 싶었어요. 밤이 샐 때까지."
"이런 일, 전에도 있었어?"
마리는 입을 다물고 있다.
카오루가 말한다.
"쓸데없는 참견인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거리는 착실한 여자 애가 혼자서 밤을 샐 만한 곳은 못 돼. 위험한 놈들이 우글거리고 있으니까. 나만 해도 몇 번인가 험한 꼴을 당할 뻔했어. 전철 막차가 떠나고, 첫 전차가 올 때까지, 여기는 낮과는 좀 딴 세상이 돼버리거든."---


낮과는 좀 딴 세상이 되버리는 어둠의 세계. 어둠의 저편.

에리가 생명활동만 지속한채 잠을 자고 있는 이유. 그 공간의 설명.

가정있는 샐러리맨의 폭력성과 이중성.

현대사회가 주는 어둠을 하루키는 그 특징대로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소설에 깔아준다.

"깜쪽같이 넘어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말이다, 도망칠 수는 없다. 어디까지 달아난다 해도, 결코 도망칠 수는 없다."

어디로부터 도망칠수 없다는 걸까. 어둠의 저편에서? 아니면 다가올 낮의 밝음으로부터?

아니면 삶의 희노애락으로부터, 무엇으로부터 도망칠수 없다는 걸까.

[해변의카프카] 이후 하루키의 팬들은 난해해 하고 있다.

과연 그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것인지.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독자들을 배려할것인지 문학적완성도를 높일것인지. 하루키도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도 하루키는 변화하고 싶어하고 본인이 만족할 소설을 위해 변해가고 있다. 물론 그게 독자들에게 어떤 방

향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앞으로의 작품에서 계속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초기 하루키의 작품보다 나중의 작품들이

재미에 있어서만큼은 반감되고 있다는건 사실이다.

어느 작품에서건 아픔과 상처, 시련과 어려움을 치유해왔던 하루키.

어느새 그도 49년생이니 우리나라나이로는 60세가 넘었다. 과연 연륜있는 소설들을 펴낼 것인가.

정체될것인가. 더 발전되어 독자들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

승리보다 소중한것에서 제시했던 마라톤매니아인 하루키가 어디까지 달려줄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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